음악2017. 1. 15. 02:37





광복동에서 만난 이중섭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동경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광복동 어느 찻집에서

이중섭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었다

동경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고





J. S. Bach

BWV 106 "Actus tragicus"


Transcribed by György Kurtág


Posted by 배짱이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