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urice Ravel
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
Paul Crossley, piano
라벨은 이 곡을 1899년 피아노 독주곡으로 썼다가
1910년 관현악 버전으로 편곡을 했다. (☞듣기)
프랑소와와 그 외 몇몇 연주자들을 들어보았지만
이 연주만큼 맑고 투명하면서도 서글픈 감정이 잘 전달되는 연주는 드물다.
...항상 이 곡을 들을때마다 조지훈의 「승무」란 시가 떠오른다.
왜 나는 이 곡이 그렇게도 서럽게 아름다울까.
백석의 「여승」과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
승무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뻗어 접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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