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2015. 6. 7. 12:57



이렇게 올해의 축구가 바르셀로나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늘 언제 시작할까 하고 기나긴 오프시즌을 보내고 나면 어느덧 그 해의 시즌이 끝나있게 된다. 결승전을 보는건 시간이 흘러간다는것, 그것의 덧없음과 영속성을 느끼는 가장 직접적인 순간이다. 이렇게 올해가 끝났지만 내년엔 또 내년의 결승전이 열릴거고 또 준비된 누군가가 그 영광을 차지할거라는. 
병원에서 봤던 작년 결승전을 생각하면 많은 것이 변한 오늘의 결승전이었다. 비단 결승전의 파이널리스트들 뿐만 아니라 그것을 보는 내 자신도 말이다. 모든것이 혼란스럽고 흔들렸던, 작년 이맘 때를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렇게까지 많은 것을 잃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때의 내 마음상태와 선택들은 어찌할 수 없었던, 말하자면 그러니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 받아들이면 또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을 가리기보단 그때의 내가 가진 마음과 생각, 말들은 오롯이 그때의 나임을, 애써 꾸미고 참는것은 나를 잃어버리는 것일 뿐 나에게도 우리에게도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을, 그땐 그게 그냥 나였고 또 나에게 세상은 그러했으니 내가 한 행동과 말은 정말이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이다. 
내가 유럽축구를 본 이래로 역사상 가장 강한 팀인것 같다. 잠못자며 처음으로 시청했던 결승전인 아스날과 바르셀로나의 파리에서의 경기 이후로 9년이 지났다. 9년전의 바르셀로나와 지금의 바르셀로나. 이들의 수준은 이제 과거의 자신만이 비교대상으로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그 어떤 다른 팀도 아닌 과거의 자신과의 싸움인 것이다. 해설자의 말마따라 크루이프 시절의 그들과 과르디올라 시절의 그들, 그리고 지금의 그들. 진정한 성공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인정 받는것이란 말이 떠오른다.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삶은 무엇이려나. 
많은 것이 변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도 그렇지 않은듯 그러했으니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믿는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Posted by 배짱이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