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2011. 1. 2. 17:45

스펙테이터Spectator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건 작년(벌써 2011년..) 늦봄께였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패션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그 전부터 들어본적 있던 핏보우가 생각나 인터넷 검색을 하던 도중 흘러흘러 므스크샵을 알게 됐고, 민수기 사장님의 친절한 설명과 샵 특유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 샵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항상 모니터하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스펙테이터라는 브랜드의 몇몇 셔츠들에 대한 설명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큰 감흥이 오지 않았다. 우선 내게 셔츠는 너무 먼 착장의 하나였다. 그전까지 그냥 백화점에서 기성브랜드의 옷을 구매하며 '무난함'을 최고로 생각하는 우리 엄마와 나의 패션에 관한 무지함 때문에 셔츠는 너무나 포멀한 의류였고, 대체 왜 평소에 셔츠를 입어야 하나 하는 구식의 사고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개 처음이 어렵지, 한 번 하고나면 그다음부터는 익숙해지듯 셔츠도 내게 그랬다. 우연히 핏보우의 셔츠를 입게 됨으로써 셔츠에 관한 관심이 늘게 되고 그것이 가진 남성성과 역사를 차차 알아가며 매력을 느꼈다. 그러던 중 스펙테이터 디자이너인 안태옥씨의 블로그(blog.naver.com/anteok)에서 디자이너 분이 스스로 올려주신 이 셔츠에 대한 설명을 보고 더욱 큰 매력을 느끼게 되어 구입하게 됐다.


1. 일본에서 수입한 옥스포드 원단. 안에가 비치지 않으면서 너무 두껍지 않아 계절타지 않고 입기에 정말 좋다. 저 마크는 안태옥씨가 직접 완성된 옷에 도장으로 찍어주신다고 한다. 따라서 옷마다 위치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2. 이렇게 카라 밑에는 숨겨진 버튼이 있어 카라가 버튼 다운셔츠의 모양을 유지하도록 해준다. 리얼 버튼다운이라고 하기도 모호하고 그렇다고 아니라고 하기에도 모호한.. 그래서 더욱 재미있는 디테일이다. 첫 단추부분을 보면 여타 셔츠와 달리 그 끝의 굴림이 약간 오묘하다. 아주 살짝 곡선으로 굴려놓아 신경쓴 흔적이 엿보인다. 단추 역시 그냥 넘어갈수 없는 퀄리티다. 여타의 플라스틱 단추가 아닌 자개단추로 타히티 섬에서 수입한 조개를 깎아 만든 단추이다. 광택 역시 한 번 더 가공하여 번쩍번쩍하는 광택이 아닌 뭔가 오묘한것이, 우윳빛(?) 광택을 낸다.





3. 등판의 모습이다. 뒷트임을 하진 않았지만 가운데부터 밑으로 아주 살짝 두군데에 셔링을 해놓았다.
역시 신경쓴 디테일의 흔적이 보인다. 



4. 뒤의 요크가 굉장히 높은 것을 볼 수 있고 행거에 걸 수 있도록 고리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옷을 옷걸이에 걸거나 개켜놓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서양에 가면 옷을 그냥 마름모옷걸이(?)에 그냥 쓱 루프로 걸어놓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허접한 착샷-!


개인적으로 스펙테이터의 디테일이나 퀄리티가 너무 맘에 들어 다른 셔츠도 구입하고 싶은데 사이즈 스펙이 각각 다르게 만드셨다고 한다. 요 화이트셔츠만 가장 슬림한 라인이고 나머지는 조금 더 루즈하다. 난 워낙 뼈대가 앙상한 체형이라 루즈한 옷을 입으면 바보 같아 보이기 때문에 아쉽다..

더 자세한 설명은 위에 링크해놓은 안태옥님의 블로그나 므스크샵(www.mskshop.net)에 가서 확인해보면 된다. 다음 시즌 셔츠는 제발 사이즈가 맞게 나오기를...!

Posted by 배짱이12